오트밀에 물만 부어 갈아 또띠아를 굽는 걸 보고 나니까, 불린 귀리를 갈아 밀전병처럼 부쳐보고 싶었다. 이게 되면 찹쌀, 현미, 메밀, 수수 등 가루가 없어도 전을 부칠 수 있을 것 같아서.
그렇게 수수부꾸미도, 메밀 전병도, 갈레트도 만드는 걸 상상하면서. 햇볕에 바짝 말린 여름의 표고버섯도 불리고, 색색의 야채들을 따뜻하게 볶아서 가을빛이 은은한 귀리쌀 전병을 구워 한번에 감싸 먹어야지.
무리 없이 갈리라고 밤새 불린 귀리쌀에 다른 재료는 넣지 않고 물과 약간의 소금만 넣는다. 거칠게 갈린 귀리 결이 느껴지는 반죽은 약간의 씁쓸한 맛도 나지만, 달군 팬에 얇게 펴 구우면 은은한 갈색빛의 고소하고 촉촉한 전병이 된다.
구워지는 동안 퍼지는 냄새는 마치 밥 짓는 냄새처럼 포근하기도 하고, 동글동글 전병이 포개질수록, 그 포근함도 겹겹이 쌓인다. 이제 귀리 전병 위에 따뜻하게 구운 야채들을 올릴 차례.
붉은 파프리카, 노란 파프리카, 초록 애호박, 그리고 표고버섯과 우엉조림. 색색의 ...